(7월) ✍🥇세금의 중요성을 깨달은 옹고집! _정지윤 기자

옛날에 옹고집이라는 부자가 살았어요. 옹고집은 세금 내기를 정말 정말 싫어했답니다. 그래서 세금으로 내야 할 돈을 집안 곳곳에 숨겨 놓았죠. 그러던 어느 날, 국세청 재산추적팀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큰스님이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서 옹고집이라는 이름을 발견하게 됩니다.

큰스님 : 재산과 납부능력이 충분히 있는데도 온갖 방법으로 재산을 숨겨두고 세금을 내고 있지 않다니. 옹고집이란 자에게 직접 가서 말해봐야겠구나!

스님은 옹고집의 집에 찾아가서 고액 상습체납자 명단을 옹고집에게 보여주면서 말했어요.

큰스님 : 성실납세를 하면 더 큰 혜택으로 돌아옵니다. 이제라도 밀린 세금을 내어 성실납세자가 되십시오.

그러면서 국세청 재산추적팀 신분증을 보여주고 옹고집의 집에 들어가서 숨겨둔 재산을 찾으려고 했죠. 그러자 옹고집이 찬물이 담긴 물바가지를 스님에게 뒤집어 씌우며 말했어요.

옹고집 : 돈이 없는데 어쩌라고? 내 이름이 공개돼도 아무 상관 없으니 썩 우리 집에서 나가. 세금은 낼 필요도 없고 쓸데없는 돈 낭비야. 세금이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다고!

옹고집은 스님을 대문 밖으로 쫓아냈어요.

큰스님 : 옹고집을 이대로 두어선 안 되겠구나. 세금을 체납하면서도 나라가 보장하는 혜택은 모두 받고 어찌 저리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단 말인가. 내 벌을 줘야겠구나. 나무아미타불…

스님은 옹고집을 혼내주기 위해 같이 절에서 지내는 동자에게 짚으로 허수아비를 만들어오라고 했어요. 그리고 주문을 외웠죠.

큰스님 : 나무아미타불…

주문을 외우자 허수아비가 금세 옹고집 판박이로 바뀌었어요. 스님이 가짜 옹고집에게 말했어요.

큰스님 : 아랫동네에 으리으리한 큰 기와집에 살고 있는 상습고액체납자 옹고집을 혼내주고 오너라.

가짜 옹고집은 옹고집의 집으로 가서 진짜 옹고집처럼 똑같이 행동했습니다. 그때 마침 외출하고 돌아온 옹고집이 가짜 옹고집을 보게 됐죠. 진짜 옹고집과 가짜 옹고집은 자기가 진짜 옹고집이라고 고래고래 말다툼을 시작합니다.

옹고집 : 이놈아! 나랑 똑같이 생긴 가짜로 내 재산을 뺏으러 왔구나!

가짜 옹고집 : 이놈이 나랑 똑같이 생긴 가짜로 내 재산을 뺏으러 왔구나!

목소리랑 행동까지 똑같은 두 옹고집은 누가 진짜 옹고집인지 원님에게 가서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원님 또한 옹고집을 구별해 낼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원님은 진짜 옹고집이라면 자신의 재산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해 두명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원님 : 너의 재산 내역을 자세히 말하렷다.

가짜 옹고집 : 예~ 정확히 1007냥하고 10전입니다.

재산을 묻는 질문에 정작 진짜 옹고집은 지금까지 정직하게 세금을 내지 않고 재산을 최대한 많이 숨길 궁리만 한 터라 자신의 재산이 얼마나 있는지 몰랐어요.

진짜 옹고집 : 어… 그게… 한 900냥은 넘고요. 5전쯤 되려나?

우물쭈물 대답하는 진짜 옹고집에게 원님이 큰 소리로 말했어요.

원님 : 이놈! 네가 가짜 옹고집이렷다. 여봐라 저놈에게 곤장 50대를 치고 쫓아내거라.

결국 옹고집은 곤장을 맞고 마을에서도 쫓겨나게 되었어요. 쫓겨나고 한 30분쯤 되었을까요? 옹고집은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었어요. 옹고집이 공중화장실에 들어가려는 순간 문 앞에 ‘성실납세자만 이용할 수 있어요. 상습고액체납자 이용 불가’라고 경고등이 뜨며 화장실 문이 열리지 않았어요. 이건 사실 큰스님이 옹고집을 혼내주기 위해 도술을 부린 거였죠.

옹고집 :  악! 너무 똥이 마려운데… 으윽!… 그렇다고 양반 체면에 길에다 볼일을 볼 수도 없고…

옹고집은 억지로 똥을 참았어요.

옹고집 : 으윽! 배도 아프고 너무 더워~ 아! 저 길 건너에 햇빛가리개 천막이 있구나. 저기서 좀 쉬어야겠다.

그런데 신호등 앞에도 ‘이 신호등은 성실납세자만 건너갈 수 있어요. 상습고액체납자 이용 불가’라는 말이 적혀 있었어요.

다행히 신호등을 이용하지 않고 갈 수 있는 길을 겨우 찾아 햇빛가리개 천막을 발견했지만 거기에도 똑같이 적혀 있었어요. ‘성실납세자만 이용할 수 있어요. 상습고액체납자 이용 불가’

그제서야 세금이 여러 곳에 쓰인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옹고집 본인도 세금의 혜택을 받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옹고집 : 이럴 수가! 세금을 안 내도 당연히 누릴 수 있는 혜택인 줄 알았는데… 진작에 성실납세할 걸!

옹고집이 진심으로 뉘우쳤을 때, 큰스님이 하얀 연기와 함께 펑~ 하고 나타났어요.

큰스님 : 네가 내야 할 세금을 내지 않고 탈세를 하기에 내 잠시 도술을 써 혼내주었느니라. 이제 성실납세 하겠느냐?

옹고집 : (고개를 끄덕이며 진심으로) 예~ 스님. 성실납세 하겠습니다.

큰스님 : 그럼 이제 집에 가보아라. 원래대로 되돌아가 있을 것이다.

큰 스님이 하얀 연기와 함께 사라진 뒤, 옹고집은 집으로 향했어요. 집에 가보니 가짜 옹고집은 온데간데없고 짚으로 만든 허수아비 하나가 있었어요. 옹고집은 생각했죠.

옹고집 : 이 허수아비가 바로 스님이 보낸 가짜 옹고집이구나. 앞으로는 이 일을 교훈 삼아 성실납세 해야지!

그 뒤로 옹고집은 성실납세자가 되었고 모범납세자 상장도 받았답니다.